영국 이머시브 오디오 시어터 극단 다크필드

       작품을 상연하는 공연장은 운송용 40피트 컨테이너 내부를 비행기 내부로 (에어버스 320) 매우 정교하게 바꾸어 놓았습니다. 심지어 좌석이나 수하물을 보관하는 곳까지도 비행기의 내부와 똑 같아서 진짜 여행을 떠난다는 느낌을 주기도 하는데요, 탑승이 끝나면 승무원의 안내와 함께 항공기 이륙과 함께 암전 되며 극이 시작합니다. 관객들은 헤드폰을 쓰고 대부분 비행기 안에서 이어지는 상황들에 빠지게 되는데 결론이 나는게 아니라 관객들 모두를 특별한 경험 위에 놓아둔 상태에서 소리 자극만으로 관객 스스로의 상상력을 자극해 끌어가는 작품입니다. 혹시 예약을 했더라도 도중 비행을 원치않는 관객이 있다면 내릴 수 있는 단 한차례 마지막 기회가 주어지기도 합니다. 비행을 하시겠습니까? 입체 오디오 체험형 극단 다크필드의 <플라이트> 였습니다.

작년 연말엔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우란 문화재단에서 이 극단 작품의 라이선스를 통해 한국어 공연이 되기도 했는데요, 약 25분간 이어지는 신작 더블(Double)이었습니다. 비영어권 최초 한국어 버전이었다고 하는데요, 긴장을 풀 수 없는 20여분 간의 온라인 체험극으로 이번에도 오직 360도 입체음향만을 사용하여 ‘집’을 ‘무대’로 전환하는 색다른 경험을 선사했습니다. <더블>은 별도로 제작된 애플리케이션(다크필드 라디오)을 통해 온라인으로 체험하는 형태의 공연입니다. 오랫동안 만나온 가까운 사람이 생김새만 똑같은 다른 사람으로 뒤바뀌었다고 믿게 되는 정신질환의 일종인 ‘카그라 증후군(Capgras delusion)’을 소재로 누구나 일상에서 경험하게 되는 착각과 현실사이에서 생겨나는 의심을 증폭시킵니다. 무대는 관객 각자의 집이며, 정교하게 디자인된 입체 음향(바이노럴 사운드)을 통해 관객은 극장과 무대라는 물리적 장소에서 벗어나 오로지 자신의 상상력으로 무대를 그려내며 가장 익숙한 공간인 집이 무대로 변화되는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되는데요, 현재 BBC sounds에서 약 1년 정도 공개되는 다른 버전(3부작 짧은 호러물 데드하우스)이 있으니 아무 헤드폰(좋지 않아도 됨)이 있다면 준비하시고 침대에 눕거나 아니면, 의자에 앉아 눈을 감고 한 번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https://www.bbc.co.uk/sounds/play/p09zr6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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